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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튼 아일랜드》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두 친구 조와 라이사가 서로 다른 미래를 앞두면서 겪는 변화를 그린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신비한 섬에서 펼쳐지는 모험이 중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우정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필리핀의 문화와 전설 속 존재들을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는 점이 이 작품만의 특징이다.

 

기본정보
제목: 포가튼 아일랜드 (Forgotten Island)
감독: 조엘 크로포드, 재뉴얼 메르카도
제작: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장르: 애니메이션, 판타지, 어드벤처
주요 목소리 출연: H.E.R., 라이자 소베라노, 데이브 프랭코, 매니 자신토, 돌리 드 레온, 리아 살롱가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에 참여했던 크로포드와 메르카도가 다시 함께 만든 작품으로, 두 감독은 실제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중심에는 로맨스나 가족보다 오랜 친구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변화가 자리한다. 

줄거리

필리핀에서 함께 성장한 조와 라이사는 어린 시절부터 무엇이든 함께해 온 가장 친한 친구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두 사람 앞에는 처음으로 서로 다른 미래가 찾아온다.
라이사는 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조는 친구와 함께했던 지금의 시간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두 사람의 우정은 여전히 깊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지면서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떠나기 전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내던 두 사람은 우연히 신비한 샌드 달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전설 속 섬 나칼리(Nakali)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정신을 차린 두 사람에게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 서로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들이 왜 이곳에 왔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와 라이사는 기묘한 생명체들을 만나며 섬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두 사람이 평생 함께 쌓아온 기억이다.

 

등장인물

조(H.E.R.)

자유분방하고 감정 표현이 솔직한 인물이다. 라이사가 자신의 곁을 떠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한다는 사실 자체를 두려워한다.
라이사(라이자 소베라노)

조와 달리 미래를 향해 움직이려는 인물이다. 미국 대학 진학이라는 새로운 삶을 앞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조와의 우정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관전포인트
첫 번째는 단연 필리핀 문화와 민담이다. 영화에는 마나낭갈뿐 아니라 필리핀의 음식, 가족문화, 노래방 같은 일상의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단순히 이국적인 배경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정체성 자체를 필리핀 문화와 연결한다. 
두 번째는 독특한 영상이다. 빠른 움직임과 강렬한 색, 과장된 캐릭터 표현이 섞여 있어 최근 드림웍스가 보여준 새로운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보는 재미가 크다. 해외 평론에서도 특히 시각적 표현은 강점으로 자주 언급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는 기억과 우정의 관계다.
우리가 누군가를 친구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그 사람이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함께 보낸 수많은 시간이 그 관계를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는 바로 그 기억을 모험의 대가로 제시한다.

결말 해석

※ 여기부터는 영화의 주요 결말과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칼리에서 조와 라이사가 마주하는 가장 큰 문제는 괴물이 아니다. 서로를 잊어가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함께했던 기억을 포기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영화는 두 사람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과거의 관계를 붙잡기 위해 미래로 나아가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것인지가 핵심이다. 영화가 처음부터 라이사의 미국 유학을 중요한 사건으로 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영화가 말하는 우정은 항상 함께 있는 관계와는 조금 다르다.
어린 시절에는 매일 만나고 모든 것을 함께했던 친구라도 성인이 되면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사는 곳도 달라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계의 모습 역시 변한다. 그렇다고 과거에 함께했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나칼리는 단순한 판타지 섬이라기보다 두 사람이 어린 시절과 작별하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
제목 ‘포가튼 아일랜드’의 의미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잊힌 섬’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잊는다’는 것은 단순히 기억을 잃는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조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라이사가 미국으로 떠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섬에서 기억을 잃는 설정은 두 사람의 현실적인 두려움을 판타지로 바꿔놓은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을 잊는 것과 관계가 변하는 것은 같은 것일까?
영화는 이 두 가지가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총평

《포가튼 아일랜드》는 겉으로 보면 화려하고 정신없이 움직이는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기묘한 생명체와 빠른 유머가 끊임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어린 관객이 즐길 요소도 많다. 반면 일부 해외 평론에서는 이러한 빠른 전개와 많은 요소 때문에 감정적인 장면이 충분히 머물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중심은 꽤 단순하고 따뜻하다. 좋은 친구라고 해서 영원히 같은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때로 가까웠던 사람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일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관계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이유로 함께했던 시간까지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포가튼 아일랜드》는 어린이를 위한 모험영화처럼 시작하지만, 오랜 친구를 한 명쯤 떠올려본 어른에게 오히려 더 묘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화려한 섬에서 빠져나오는 두 친구의 모험보다 친했던 시절을 간직한 채 각자의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