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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는 2016년 개봉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 영화로, 테드 창의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어느 날 세계 곳곳에 정체불명의 외계 비행체가 나타나고, 언어학자 루이스가 외계 생명체와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외계인이 등장하지만 전쟁이나 침공보다는 언어와 시간, 그리고 삶의 선택에 집중한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기본정보
제목: 컨택트 (Arrival)
개봉: 2016년
감독: 드니 빌뇌브
장르: SF, 드라마, 미스터리
러닝타임: 116분
출연: 에이미 아담스, 제러미 레너, 포리스트 휘터커

줄거리

어느 날 미국을 비롯한 세계 12개 지역에 거대한 외계 비행체가 나타난다. 미군은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와 물리학자 이안 도널리를 불러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온 목적을 알아내려 한다.
두 사람은 외계 생명체를 헵타포드라고 부르고 그들과 조금씩 의사소통을 시작한다. 헵타포드는 먹물처럼 생긴 원형 문자를 사용하는데, 인간의 언어와 달리 문장의 시작과 끝이 하나의 형태 안에 동시에 담겨 있다.
루이스가 그들의 언어를 이해할수록 이상한 현상도 시작된다. 어린 딸 한나와 함께했던 순간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한편 헵타포드가 전달한 메시지가 '무기(weapon)'라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세계 각국은 외계인의 목적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루이스는 이것이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 인류에게 전달하려는 도구 또는 선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등장인물

루이스 뱅크스

외계 언어를 해독하는 언어학자다.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언어를 통해 이해하려 하며, 헵타포드의 언어를 배우면서 시간에 대한 인식까지 달라진다.

 

이안 도널리

루이스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물리학자다.

두 사람은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며 가까워지고, 그의 존재는 영화의 결말과 직접 연결된다.

헵타포드

일곱 개의 다리를 가진 외계 생명체다.

이들에게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과거·현재·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에 가깝다.

관전포인트
가장 중요한 것은 헵타포드의 원형 언어다. 인간은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말하지만, 헵타포드는 문장 전체를 하나의 원으로 표현한다. 이는 미래까지 이미 알고 있는 그들의 시간 인식과 연결된다.
루이스 역시 이 언어를 배우면서 점차 시간을 직선적으로 경험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영화 초반부터 등장했던 한나의 장면들이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결말 해석

※ 여기부터는 핵심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초반 우리는 루이스가 과거에 딸 한나를 병으로 잃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한나와 함께했던 장면은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미래의 기억이었다.
현재의 루이스에게는 아직 딸이 없다. 헵타포드의 언어를 이해하면서 미래를 인식하게 되었고,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보고 있었던 것이다.
헵타포드가 인류에게 준 '무기' 역시 실제 무기가 아니라 그들의 언어였다. 이 언어를 이해하면 시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인식할 수 있다. 헵타포드는 3,000년 뒤 자신들에게 인류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인류를 돕는다.
루이스는 미래에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중국의 샹 장군에게 연락하고, 그의 마음을 돌려 외계 비행체에 대한 공격을 막는다.
루이스는 미래를 알고도 왜 같은 선택을 했을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루이스는 자신이 이안과 사랑하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서 한나가 태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동시에 한나가 어린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결국 이안과의 관계도 끝난다는 미래까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루이스는 그 미래를 피하지 않는다.
앞으로 찾아올 슬픔을 알고 있다고 해서 이안과 사랑했던 시간이나 한나와 함께했던 행복까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컨택트》는 단순히 미래를 볼 수 있게 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미래를 알고도 그 삶을 다시 선택할 수 있는가에 관한 영화에 가깝다.

총평

《컨택트》는 외계 생명체와의 첫 접촉을 다루지만 결국 인간의 삶과 선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특히 결말을 알고 나면 처음부터 보여줬던 한나의 장면들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였다는 사실 때문에 영화 전체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루이스가 자신의 미래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아이가 태어나며, 언젠가는 그 아이를 잃게 된다는 것까지 알면서도 그 모든 시간을 받아들인다.
우리는 보통 결말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 처음부터 선택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끝을 미리 알고 있어도 그 과정이 행복하다면 같은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루이스는 그 질문에 자신의 삶으로 답한다.

 

결국 《컨택트》는 외계인이나 우주보다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화려한 SF 영화와는 다른, 조용하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