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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처럼 보이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영화가 있다. 개인적으로 《인사이드 아웃》이 그런 영화 중 하나였다.
사람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를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캐릭터로 표현한 아이디어도 재미있지만,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의외로 깊다.
특히 “항상 행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기본정보
제목: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개봉: 2015년
감독: 피트 닥터
제작: 디즈니·픽사
장르: 애니메이션, 성장, 가족
러닝타임: 95분

주인공은 11살 소녀 라일리다. 라일리의 머릿속에는 기쁨(Joy), 슬픔(Sadness), 버럭(Anger), 까칠(Disgust), 소심(Fear)이라는 다섯 감정이 살고 있으며, 이들이 본부(Headquarters)에서 라일리의 행동과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줄거리

미네소타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살던 라일리는 아빠의 직장 문제로 갑작스럽게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하게 된다.
새로운 집과 학교, 낯선 친구들까지 모든 것이 변하면서 라일리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라일리의 머릿속에서는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기쁨이가 열심히 노력한다. 특히 기쁨이는 슬픔이가 라일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중요한 기억에 손대지 못하게 한다.
그러던 중 기쁨이와 슬픔이가 핵심 기억들과 함께 본부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고, 둘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한다.
그동안 본부에는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만 남게 되고 라일리의 감정은 점점 불안정해진다.

등장인물

라일리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11살 소녀다. 밝고 가족과 아이스하키를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갑작스러운 이사로 자신이 알던 모든 환경이 바뀌면서 혼란을 경험한다.

기쁨이

라일리가 언제나 행복하기를 바라는 감정이다. 긍정적인 기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과정에서 슬픔이라는 감정을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슬픔이

처음에는 왜 필요한지조차 알 수 없는 감정처럼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슬픔이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버럭이·까칠이·소심이 역시 각각 분노, 거부감, 두려움을 담당한다. 버럭이는 불공평한 상황에 반응하고, 까칠이는 라일리를 신체적·사회적으로 불쾌한 대상으로부터 보호하며, 소심이는 위험을 예상해 라일리를 안전하게 지키려 한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빙봉이다. 라일리가 어린 시절 만들어낸 상상 속 친구로, 성장하면서 점차 잊혀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징하는 캐릭터다.

관전포인트 – 슬픔은 정말 나쁜 감정일까?

영화 초반 기쁨이는 슬픔이가 라일리의 행복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이 《인사이드 아웃》에서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우리는 흔히 기쁨은 좋은 감정이고 슬픔이나 분노, 두려움은 나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는 모든 감정에는 각각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슬픔은 다른 사람에게 내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리고 도움과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핵심 기억과 성격 섬이다. 라일리에게 매우 중요한 경험은 핵심 기억이 되고, 이것이 가족·우정·하키 등 라일리의 성격을 구성하는 섬을 만든다.

 

결말 해석 및 총평

※ 여기부터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라일리는 부모님에게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예전 집이 얼마나 그리운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 순간 기쁨이가 아니라 슬픔이가 라일리의 감정을 이끈다.
그리고 부모님은 그런 라일리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슬퍼한다.
여기에서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해진다.
행복해지기 위해 슬픔을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슬픔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이후 만들어지는 기억이 하나의 감정만을 가진 단색이 아니라 여러 감정이 섞인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성장한다는 것은 항상 기쁘거나 슬픈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 안에서도 여러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되는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총평

《인사이드 아웃》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인간의 감정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어린아이에게는 머릿속 감정들이 펼치는 재미있는 모험이지만, 어른이 되어 보면 전혀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슬퍼해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힘들 때조차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거나 빨리 괜찮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때로는 충분히 슬퍼하고 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다.
결국 《인사이드 아웃》은 기쁨을 찾는 영화가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는 모든 감정을 인정하는 방법을 배우는 성장영화였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기억하고 《인사이드 아웃 2》를 본다면,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에게 왜 새로운 감정들이 필요하게 되는지도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