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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2》는 전편에서 감정의 소중함을 배웠던 라일리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시작된다.
1편에서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기본적인 감정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불안, 부럽, 따분, 당황이라는 새로운 감정들이 등장한다.
특히 영화의 중심에 있는 것은 ‘불안’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며,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는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상당히 익숙하다.
그래서 《인사이드 아웃 2》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기본정보
제목: 인사이드 아웃 2 (Inside Out 2)
개봉: 2024년
감독: 켈시 만
제작: 디즈니·픽사
장르: 애니메이션, 성장, 가족, 코미디
러닝타임: 96분
전편 이후 성장한 라일리는 13살이 되고, 어느 날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갑자기 ‘사춘기 경보’가 울린다.
그리고 기존 감정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새로운 감정들이 등장하면서 라일리의 마음속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줄거리
13살이 된 라일리는 친구 브리, 그레이스와 함께 아이스하키를 즐기며 평범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세 사람은 고등학교 아이스하키팀의 합숙 캠프에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캠프를 앞두고 라일리는 브리와 그레이스가 자신과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친구들과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생긴 상황에서 라일리의 머릿속에는 더 큰 변화가 찾아온다.
바로 사춘기다.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가 있던 감정 본부에 불안이, 부럽이, 따분이, 당황이가 새롭게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불안이는 라일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자신이 본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안이는 라일리가 동경하는 하키 선수 발렌티나 ‘발’ 오티즈와 가까워지고 좋은 인상을 남겨야 원하는 하키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결국 라일리는 기존 친구들보다 발과 새로운 친구들에게 잘 보이려고 행동하기 시작하고, 점점 원래의 자기 모습에서 멀어져 간다.
등장인물
라일리
13살이 되어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이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밝고 자연스럽지만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특히 좋아하는 하키팀에 들어가고 싶다는 욕심과 친구 관계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혼란을 겪는다.
기쁨이
라일리가 행복하고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기존 감정들의 중심이다.
1편에서는 슬픔이를 필요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번에는 라일리에게서 좋지 않은 기억을 밀어내며 좋은 기억만으로 좋은 자아를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불안이
《인사이드 아웃 2》의 핵심적인 새로운 감정이다.
불안이는 라일리를 괴롭히려고 등장한 악당이 아니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라일리가 실패하거나 상처받지 않도록 준비한다. 문제는 불안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까지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부럽이·따분이·당황이
다른 사람의 모습을 부러워하는 부럽이, 모든 것이 귀찮고 시큰둥한 따분이, 난처한 상황에서 숨어버리고 싶은 당황이까지 등장한다.
이 감정들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복잡해지는 라일리의 마음을 재미있게 표현한다.
관전포인트
첫 번째는 역시 불안이의 역할이다.
처음에는 기존 감정들을 몰아내고 라일리를 힘들게 하기 때문에 악역처럼 보인다. 하지만 불안이의 목적은 처음부터 라일리를 망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라일리가 실패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인정받으며 좋은 미래를 만들도록 보호하려 한다.
문제는 보호하려는 마음이 지나쳐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실패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라일리의 자아 형성이다.
기쁨이는 좋은 기억들을 중심으로 라일리에게 ‘나는 좋은 사람이야’라는 자아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불안이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새로운 믿음이 생겨난다.
“나는 부족해.”
이 변화가 영화의 결말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세 번째는 1편과 2편의 연결이다.
1편이 “슬픔도 필요한 감정이다”라는 것을 보여줬다면, 2편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결말 해석
※ 여기부터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불안이는 라일리가 원하는 하키팀에 반드시 들어가도록 만들기 위해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 한다.
하지만 미래를 완벽하게 준비하려 할수록 라일리의 불안은 오히려 커진다.
결국 경기 도중 라일리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페널티를 받게 되고, 불안이는 라일리의 머릿속에서 수많은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내며 폭주한다.
라일리는 결국 불안 발작과 같은 상태에 빠진다.
기쁨이는 불안이를 멈추려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안이를 없애버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쁨이 역시 자신이 라일리의 좋은 기억만 남기고 좋지 않은 기억들을 밀어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라일리는 항상 착한 사람도 아니고, 항상 자신감 있는 사람도 아니다.
때로는 이기적이고, 질투하고, 실수하고, 친구에게 상처를 주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경험이 모여 새로운 자아를 만든다.
“나는 좋은 사람이야.” 혹은 “나는 부족해.”
둘 중 하나만이 진짜 라일리가 아니다.
좋은 모습과 부족한 모습, 자신감과 불안함까지 모두 함께 존재하는 사람이 바로 라일리다.
불안이는 왜 사라지지 않았을까?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말에서 불안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감정들과 함께 감정 본부에 남는다.
왜냐하면 불안 자체가 나쁜 감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게 만드는 것도 불안이고, 중요한 일을 미리 준비하게 만드는 것도 불안이다.
문제는 불안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불안이 모든 판단을 지배하기 시작할 때다.
영화 마지막에 기쁨이는 불안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을 걱정하고 있을 때 다른 곳에 관심을 돌리도록 도와준다.
즉, 라일리는 불안을 없앤 것이 아니라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총평
《인사이드 아웃 2》는 1편의 메시지를 반복하는 속편이 아니라 한 단계 더 성장시킨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1편에서 라일리는 슬픔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2편에서는 더 복잡해진 감정과 함께 완벽하지 않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불안이를 단순한 악당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누구나 미래를 걱정한다.
좋은 결과를 얻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으며, 실패하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준비하고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잘하고 싶다”가 “반드시 잘해야 한다”가 되고,
“실수하기 싫다”가 “실수하면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가 된다.
그 순간 불안은 나를 보호하는 감정에서 나를 지배하는 감정으로 변한다.
그래서 《인사이드 아웃 2》가 던지는 질문은 꽤 현실적이다.
“나는 불안을 없애려고 하고 있는가, 아니면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가?”
아이들에게는 사춘기를 이해할 수 있는 성장 애니메이션이고, 어른들에게는 자신의 불안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1편이 “슬퍼해도 괜찮아”라고 이야기했다면, 2편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불안해도 괜찮아. 그 불안이 너의 전부는 아니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