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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픽사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조 가드너에게 삶의 목적은 명확하다. 바로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다.

평생 바라던 무대에 설 기회까지 찾아오면서 이제야 자신의 인생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울》은 예상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거창한 꿈을 이루는 순간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거리를 걷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바람을 느끼는 평범한 순간들이다.
그래서 《소울》은 꿈에 관한 영화이면서 동시에 ‘사는 것 자체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기본정보
제목: 소울 (Soul)
공개: 2020년
감독: 피트 닥터
공동감독: 켐프 파워스
제작: 디즈니·픽사
장르: 애니메이션, 판타지, 가족, 음악
러닝타임: 100분
《인사이드 아웃》을 연출한 피트 닥터 감독의 작품으로, 중학교 음악교사 조 가드너가 우연한 사고를 통해 태어나기 전 영혼들이 존재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The Great Before)’에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줄거리

조 가드너는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의 진짜 꿈은 전문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조에게 평생 기다렸던 기회가 찾아온다. 유명한 재즈 연주자 도로시아 윌리엄스의 밴드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오디션에 합격한 조는 드디어 자신의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기뻐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길을 걷던 조는 사고를 당하고 영혼의 모습으로 다른 세계에 도착한다.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한 조는 어떻게든 지구로 돌아가려고 도망치다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이 지구에서 살아갈 준비를 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조는 수백 년 동안 지구에 가기를 거부하고 있는 영혼 22를 만난다. 22에게는 지구로 갈 수 있는 마지막 조건인 ‘불꽃(Spark)’이 없었다.
조는 22의 불꽃을 찾아주고 그 대가로 지구 통행증을 받아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하면서 조가 생각했던 삶의 의미와 22가 바라보는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등장인물

조 가드너
재즈를 사랑하는 중학교 음악교사다.
자신은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믿을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그래서 평생 바라던 무대에 서는 것이 자신의 인생을 완성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22와 함께하면서 자신이 미처 보지 못했던 삶의 모습을 발견한다.

22
아직 지구에서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영혼이다.
오랜 시간 수많은 멘토를 만났지만 지구에서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인간의 삶을 시시하게 생각하지만 우연히 지구를 경험하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픽사는 22가 지구에 가기 위한 요건 중 마지막인 ‘불꽃’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한다.

 

도로시아 윌리엄스
조가 꿈꾸던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유명 재즈 연주자다.
조에게는 그녀와 함께 연주하는 것이 오랫동안 바라온 인생의 목표다.

 

문윈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깊이 몰입하면서 영혼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이다.
조와 22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영화에서 몰입과 집착의 차이를 보여주는 역할도 한다.

관전포인트
첫 번째는 영화에서 계속 등장하는 ‘불꽃’의 의미다.
처음 조는 불꽃을 ‘인생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재즈가 있듯이 22 역시 자신이 태어난 이유가 될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조의 착각이었다. 불꽃은 직업이나 재능처럼 “나는 이것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라는 정답이 아니다.

두 번째는 22가 지구에서 발견하는 사소한 것들이다.
음식의 맛, 떨어지는 나뭇잎, 거리의 사람들, 바람과 하늘처럼 조에게는 너무 평범해서 특별할 것이 없었던 것들이 22에게는 처음 경험하는 삶 자체가 된다.

세 번째는 재즈다.
재즈는 조의 꿈인 동시에 영화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정해진 음만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서로의 연주를 느끼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재즈의 특성이 삶과 닮아 있다.

영화 제작진 역시 재즈 연주의 사실성을 위해 실제 연주자들의 손과 악기 연주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고했다.

 

결말 해석

※ 여기부터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는 결국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도로시아의 밴드와 함께 무대에 선다.
연주도 성공적으로 끝난다.
그런데 이상하다. 평생의 꿈을 이루었는데도 조의 삶이 갑자기 완벽해진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조는 꿈을 이루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음 날에도 다시 일어나고, 또 연주하고, 평범한 일상은 계속된다.
그제야 조는 22가 지구에서 모았던 작은 물건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이 그동안 목표를 향해 달리느라 지나쳐버렸던 수많은 순간을 떠올린다.
조는 마침내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삶의 목적은 반드시 하나의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삶의 의미를 잃고 길 잃은 영혼이 되어버린 22를 찾아간다.
조는 22에게 지구 통행증을 돌려주고 함께 지구를 향해 내려가며 22가 자신의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 역시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게 된다.
‘불꽃’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소울》을 보고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22의 불꽃은 무엇이었을까? 음악도 아니고, 피자도 아니며, 단풍나무 씨앗도 아니다.
불꽃은 특정한 직업이나 취미가 아니라 삶을 살아보고 싶게 만드는 마음, 즉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에 가깝다.
조는 평생 재즈를 자신의 불꽃이자 삶의 목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재즈는 조가 사랑하는 중요한 열정일 수는 있어도 조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픽사 역시 작품 설명에서 조가 자신이 전문 음악가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믿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으며, 영화는 그 믿음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전개된다고 설명한다.
결국 조와 22는 서로 반대편에서 같은 것을 배운다.
조는 꿈만 좇느라 삶을 놓치고 있었고, 22는 살아보기도 전에 삶에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총평

《소울》은 개인적으로 픽사 작품 중에서도 아이보다 어른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좋은 직업을 얻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면 그 순간부터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 역시 그랬다.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기만 하면 자신의 인생이 완성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꿈을 이룬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
오히려 영화가 중요하게 보여주는 것은 22가 처음 지구에 왔을 때 경험했던 아주 평범한 순간들이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 햇빛을 느끼는 것,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길을 걷다가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는 것.
그동안 조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어 보였던 순간들이 사실은 삶 그 자체였다.
영화 제작진도 《소울》의 메시지가 단순히 ‘열정을 찾아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열정이 삶 전체를 집어삼킬 수도 있으며 목표를 이루는 것만큼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조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목표를 말하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는 그저 자신의 삶을 매 순간 살아보겠다고 말한다.
《소울》이 던지는 질문도 결국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사는 것일까, 아니면 살아가는 과정에서 꿈도 만나는 것일까?”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야만 가치 있는 인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 먹었던 맛있는 음식, 가족과 나눈 대화, 좋아하는 음악,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본 하늘처럼 평범해서 지나쳐버리는 순간들도 결국 우리의 인생을 만든다.
그래서 《소울》은 꿈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화라기보다 이미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발견하게 만드는 영화였다.